한경arte필하모닉 더클래식2023 시리즈5 : 지휘 임헌정 & 말러교향곡 2번 <부활>

2023. 5. 25. 03:31일상

 

한경arte필하모닉 더클래식2023 시리즈5 : 지휘 임헌정 & 말러교향곡 2번 <부활>

 

휘: 임헌정

소프라노: 황수미

메조 소프라노: 이아경

연주: 한경arte필하모닉

합창: 노이오페라코러스

 

말러 교향곡 제 2번 “부활”

 

 

“어린 시절 3년 동안 피아노를 배웠죠. 하지만 연습을 게을리 해서 어머니가 레슨을 중단시켰어요. 그래도 음악은 꾸준히 들었어요. 스무 살쯤엔 웬만한 클래식 레퍼토리는 섭렵했죠. 하지만 그때까지 말러의 음악은 듣지 못했어요. 말러 음악을 처음 들은 것은 1965년 뉴욕 카네기홀에서였어요. 스토코프스키의 지휘로 말러 교향곡 제2번을 들었죠. 그 느낌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항상 음악을 들을 때마다 어떤 ‘감성’을 느끼긴 했지만, 그런 격정이 폭발적으로 분출하는 것을 느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길버트 카플란이라는 사업가가 말러 교향곡 2번을 처음 들은 경험을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말러의 교향곡이 일반적으로(?) 그렇지만, 나도 말러 2번에 대해 비슷한 감상을 가지고 있다. 고딩 때였나. 레너드 번스타인, 뉴욕필이 연주한 말러 2번의 피날레 영상을 우연히 접하고 말러에 빠지고 만 것이다! 그 이후로 내가 쓰던 까만 2G폰에는 말러 2번의 피날레가 항상 들어있었다. 또, 볼 수 있는 말러 실황 공연은 다 봐야지, 말러 페스티벌도 보러 가야지 같은 못 지킬 다짐도 몇 번 했었지만 일상에 치이다보니 말러를 직접 들은 경험은 한 손으로 센다.

 

 

그러던 차, 전역 전 휴가라는 적절한 타이밍에 말러 2번이 열려서, 거의 반 년만에 롯데콘서트홀을 찾았다. 말러 2번만 놓고 보면 2019년 12월 정치용 지휘, 코리아 심포니 연주 이후 두 번째 만이다. 너무너무 설렜다.

 

 

그저 그랬다

 

 

실황을 보러 다닐 때마다 느끼는 건데, 홀의 좌석이 너무 좁다. 보통 체구인데도 팔을 앞으로 모으고 있느라 등 땡기고, 승모근 땡기고, 소화도 잘 안된다. 그래서 공연 전엔 많이 먹기가 좀 그렇다. 대충 곰탕 한 그릇 먹고 8층으로 올라갔다.

 

 

연주에 대한 감상이라고 한다면… 말러 2번의 연주 중에서도 특히 에너제틱했다는 거다. 클라이막스 외의 부분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몰아치는 느낌이었고, 클라이막스에서는 템포를 죽이며 음표 하나하나 잘근잘근 씹어 먹으면서 에너지를 분출하는, 말뽕 극대화 스타일의 연주라고 느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나는 좋았다. 그래도 중간중간 앙상블이 불안한 부분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그때마다 지휘자 선생님이 발장구치고 제스처 취하고, 영혼을 갈아넣으면서 연주를 끌고 갔다.

 

 

소리의 측면에서도 평소 오케스트라 실황을 보러 가면 경험하게 되는 방구 뿡 금관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지휘자의 의도에 맞는 소리를 내는 파트들이 주는 청각적 쾌감과 더불어 4관 편성 오케스트라, 파이프오르간, 타악기, 종들이 내는 음향의 스케일이 좋은 시너지를 냈다고 느꼈다.

 

 

 

 

내게는 연주 부분에서 몰입에 크게 방해되는 부분이 딱히 없었다. 오랜만에 듣는 실황인데 관람 경험이 꽤나 만족스러웠다. 클래식 안 듣는 동안 힙합과 R&B만 들었는데, 클래식 플레이리스트를 다시 들여다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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